투명인간2 성석제 <투명인간> 투명인간으로 살지 않기 위해 책을 다 읽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불만스러웠다. ‘왜 제목을 투명인간이라고 지었을까?’ 사실 소설 제목치고는 어쩐지 유치하지 않나. 무슨 에스에프 소설도 아니고….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 부분, 자전거로 마포대교를 건너는 석수와 건너편 인도를 서성거리는 만수가 만나는 지점에서 이 소설의 제목이 왜 투명인간인지 ‘띵’하고 왔다. 이 마지막 부분은 읽는 이에게 소설의 들머리를 상기시키면서 맨 마지막의 ‘나’가 맨 처음의 ‘나’란 걸 확인시킨다. 문체에 철철 흐르는 해학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맛깔스러운 필력이야 내가 익히 알고 있던 그 성석제다. 다만 이전까지의 그의 작품과 이번 은 울림이 다르다. 예를 들어 같은 그의 단편이 저절로 책장이 넘어가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다면 은 중.. 2022. 11. 15.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한국의 난장이들은 지금도 매일 스러지고 있다 나는 이 책을 2002년에 처음 읽었다. 지금 다시 꺼내 보니 「뫼비우스의 띠」부터 「칼날」, 「우주 여행」,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곳곳에 귀퉁이가 접힌 자국이 남아있다. 그 뒤로는 깨끗했다. 읽다가 말았다는 증거다. 사실은 다 읽어내기가 힘들었다. 『난쏘공』은 당시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인 나에게는 숨쉬기 힘들 만큼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이후 나는 『난쏘공』을 잊었다. 2009년 1월, 이른바 ‘용산참사’가 일어났다. 그해 여름 평택 쌍용차의 철판 지붕 위에서 노동자들을 토끼몰이하는 공권력이 있었다. 2014년 6월 ‘세월호 참사’ 후 작가 성석제는 ‘21세기판 난쏘공’이라 할 만한 장편소설 『투명인간』을 발표했다. 그리고 2022.. 2022. 11. 7. 이전 1 다음